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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께 올리는66회(중 64회) 후배의 편지
등록일
2019-12-20
작성자
김서현
조회수
389
대건의 모든 선배님들께.

한해의 끝 자락에서 중학교 64회, 고등학교 66회로 졸업한 까마득히 어린 후배 김서현 이렇게 인사올립니다. 학교 생활 중 중학교 수페르나 윈드오케스트라의 초대 악장으로 활동하였으며, 전교부회장, 종교부장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여러 선배님들을 뵙기도 하고, 그 발자취를 따라가 기 위해 열심히 생활 하였습니다.

특히 수페르나 윈드오케스트라의 창단 단원으로써 여러 행사와 콩쿨을 경험하고, 음악을 통해 너무나도 소중한 것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제가 행복하게 수행하는 음악의 길을 걸어가 고자 희망하였습니다. 그러나 부모님과 당시의 높은 성적이라는 여러 장벽으로 인해 학업의 길 을 선택하고, 성직자의 꿈을 가지고 성골롬반외방선교회에 입회하여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성신 교정에서 신학공부를 하였습니다.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였고, 저에게 주어진 길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수도회의 장상신부 님과 학교의 수많은 교수신부님들, 수녀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영성상담을 거치며 제 안에 잠재되어있던 음악의 길을 너무나도 걸어가고 싶어하며, 결코 포기하지 않고 억제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의 반대와 경제적인 문제 등 넘어야 할 산들이 한 두가지 가 아니었습니다.

어느덧 고등학교 졸업을 한지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3년이라는 시간동안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음악활동을 하기 위해서 17-18년에 1년 동안 덴마크에 워킹홀리데이를 지원하여 덴마크 에서 생활하며 돈을 모으고, 현지에서 문화와 기본적인 언어를 익히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서 울 가톨릭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 성 음악 아카데미 전문실기과정과 명지대학교, 숭실대학교 콘 서바토리 과정을 덴마크에서 모은 돈과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 그리고 성적우수장학금 등 을 통해 드디어 음악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달 전 저에게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덴마크 왕립음악원(Royal Danish Academy of Music) 산하에 있는 덴마크 음악학교(Musik og Teaterhøjskolen
)에 왕립음악원 추천으로 1000Euro의 장학금을 받고 합격을 한 것 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음 악을 덴마크에서 공부할 수 있게되었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행복했고, 저를 고등학교 때 부터 계 속해서 괴롭히던 마음의 병들과 신체적인 질병들 역시 눈에 띄게 호전되었습니다.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중학교에 윈드오케스트라가 창설되었을 때 당시 저희 단원들은 모두 함께 음악을 만들어 가는 것이 즐거웠고, 비록 꾸준히 전문적인 레슨을 받으며 악기를 연주하지는 않았지만, 저희들끼리 하나로 뭉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 음악이었고, 그안에서 저희는 행 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당시 제가 연주하는 클라리넷 파트에는 단 한번의 레슨을 받아 본적도 없이, 오직 저희 스스로의 노력으로 악기를 연습했고, 그렇게 만들어 내는 음악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누구는 공학을, 누군가는 교육학을, 누군가는 영상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만, 저희는 언제나 음악으로 하나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을 모교에서 느꼈고, 처음이라는 자부심과 누구보다 즐겁게 음악활동을 하였다고 저희들은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 만큼 학교를 비롯해서 많은 곳에서 당시 저희에게 투자와 도움을 주셨고, 특히 선배님들께서 많 은 도움을 주셨다는 사실을 알고있습니다.

저는 제가 경험한 이 음악이 만들어내는 하나되는 아름다움을 더욱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고싶 습니다. 제가 덴마크를 선택한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저는 소외된 이웃 특히 중학교 때 부터 꾸준히 봉사하던 발달장애 아이들을 보면서 또 그들을 위해 음악치료를 공부하고 실습하면서, 진정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힘을 주고 싶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여러 발달 장애 오케스트라 단체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오케스트라의 입단조건에는 어느정도 이상의 실력을 가입조건으로 세우고, 입단 오디션을 보기까지 합니다. 본인은 모두에게 이러한 기회를 주고 함께 음악을 만들어 가고싶습니다.
특히 발달장애 주일학교 봉사를 하며 느낀 것은 그 자리까지 부모님과 참석할 수 있다는 자체 만으로도 어느정도의 생활이 가능한 가정의 아이들이며, 그들 보다도 더 소외되고 도움이 필요 한 아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저는 공부하여 이런 이웃들과 함께 음악을 만 들어나가고 싶습니다.
그 꿈으로 나가는 길에는 사실 부족한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특히 혼자 자취를 하며 연습하 고, 그 중간에 아르바이트들을 하며 레슨비와 돈을 모으고, 학교 생활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유 학을 앞둔 지금, 저는 아직 중학교3학년 윈드오케스트라 활동 때 썼던 에보나이트 악기를 사용 하고 있습니다. 클라리넷을 전공으로 활동하면서도 전공적인 악기조차 가지지 못하고 그저 노 력만으로 이를 극복하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좌절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곳이 아니라 염치 없게도 모교 선배님들께 도움을 청하는 편지 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2000만원을 호가하는 전공자악기, 1200유로의 장학금까지 받았으 나 여전히 겨우겨우 택배아르바이트로 마련하고 있는 등록금, 기타 생활비 까지... 너무나도 많 은 어려움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감히 편지로 이렇 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이 이유입니다. 대건이라는 이름아래, 이 꿈을 세상에 떨치고 싶습니다. 6년의 학교 생활 중 언제나 최고의 자리에 있지 않았기에, 단 한번의 동창회 장학금 조차 받아 본 적 없지만 저의 목표와 꿈을 보고 저를 도와주실 수 있는 여유가 있으신 선배님들께 이렇게 나마 부탁을 드립니다.

선배님들 께서는 최초 저희 윈드오케스트라가 창단되고 대건가족체육대회, 총동창회 모임에 서 연주를 했던 날들을 기억하실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당시 그 자리에 서있던 음악을 시작한지 얼마지나지 않은 중학생의 모습과 유사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고 싶습니다. 은사이신 김혜리 선생님께서 작곡하시고, 진선 주 선생님께서 작사하신 대건인의 기도의 가사를 떠올려봅니다. ‘강한 기운 높은 기상 가슴에 담아두고, 대건이란 이름으로 하나되어 피어나네.’

이제 저는 12월 30일에 덴마크로 떠나게 됩니다.
대건중학교에 가고싶어 고른 세례명 대건안드레아. 그리고 6년을 생활 한 대건. 이제는 대건이 란 이름으로 더 높은 곳으로 넓은곳으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 길 안에서 선배님들의 응원이 함께 함을 항상 기억하겠습니다.
2019년 마무리 잘하시고 2020년 새해에도 언제나 행복한 날들이 가득하시길 기도하겠습니 다.
사랑합니다.
66회(중 64회)졸업생 김서현 대건안드레아 올림.

Ps)응원의 메시지도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이메일, 문자, 카톡 등 언제든지 선배님들의 응 원을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P : 010-7414-7437
Email : sby05034@gmail.com Youtube : Ryan Clarinet Studio
Kakao ID : sby05034


*대학 지원때 작성했던 본인의 CV와 Motivation Letter를 한글로 번역한것을 첨부하였습니다.(원본이 영문이어서 어순의 오류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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