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건이란 울타리 아래 어려움은
서로 나누고 기쁨은 함께 합시다!

동문 경조사

태동기 동인을 창시하신 박상훈 선배님의 부음을 애도하며----
등록일
2006-12-26
작성자
정임표/23
조회수
1035
박상훈 선배님의 부음을 듣고서-- 상훈 형이 죽었다고 한다. 한번 밖에 만난 적이 없지만 형과 내가 무언가를 도모한 것이 있었기에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일의 추진이 지지부진하여 원망 아닌 원망도 했었는데 속에 그렇게 깊은 지병을 품고 있을 줄이야 짐작도 못하였다. 담도 암이었다 한다. 형도 암이란 사실을 알고 나서 불과 체 열흘도 못되어 타계했다한다. 나는 부고조차 받질 못 하였다. 한번 밖에 만난 적이 없는 내게 부음을 알리기가 미안했던 것일까? 후배 희근이는 못내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사람은 만나는 횟수에 비례하여 정이 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팍팍한 삶이지만 꿈이 있고 낭만이 있다면 한번 만나고도 백년을 함께한 듯 마음이 통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2006년 대구문학 봄호에 “홍도는 울지 않는다”가 발표된 것을 보고 이제 모교가 새로운 소설가 한분을 배출하였구나하고 기대를 했었는데 그렇게 쉬이 가셨구나! “인생의 젊은 한때, 술에 취해 웃음을 팔고 사랑을 팔던 화담장 기생 이 할머니. 그래 홍도는 울지 않는다. 홍도는 울음 뚝!이다.”로 끝을 맺은 형의 소설이 형의 삶인 양 가슴을 후빈다.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 긴 떠남을 위한 준비 작업인가? 아니면 형의 글처럼 마침내 감미로운 잠 속으로 빠져드는 과정인가? 나는 태동기가 아니지만 형이 우리 모교에 태동기동인을 창시한 분이라 한다. 형은 그의 작품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낙엽은 죽고 이윽히 진토가 되고 마침내는 다시 일어서는 봄 나무의 거름이 되리라. 그 거름 덕으로 자라난 풀밭에 사는 염낭거미도 제 몸을 바쳐 새끼들을 번식시키며 끊임없이 세상을 이어가리라.” 스스로의 죽음을 예감한 것인가? 형의 타계는 대건 출신의 모든 문인들의 슬픔이지만 이제 태동기를 깨고나와 형의 말처럼 새로운 생명으로의 부활을 노래해야 할 것이다. 형의 부음에 애도를 표하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부디 천국으로 부활 하소서! 2006. 12. 26 23기 졸업생 후배 정 임 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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